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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일상리콜 2010/01/14 12:49


안녕, 학교. 오랜만이야.

 

휴학하고도 '어쩔 수 없이' 몇 번 오긴 했지만 웬걸 오늘따라 새내기시절의 추억을 만지작대는 졸업생인마냥 학교가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졌다. 이런 기분 오랜만.

수업 끝나고 집에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에서 발을 동동구르며 7211번을 기다렸던 그때. 칼바람에 손발 꽁꽁대도 다른 버스들은 가지 않는 터널을 지나기에! 환승의 귀찮음을 단박에 해소해주기에! 7211밖에 탈 수 없어 엄청난 배차간격을 무릅쓴 학생들이 겁나게 많이 올라타는 모습. 이런 풍경도 오랜만.

사라지고 없는 동아리방 흔적이라도 찾아볼겸 복지관에 가볼까, 잔디구장에 슬쩍 누워나볼까, 학교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소망했을 학교지하철역을 예술작품으로 승화한 조형물 아직도 있는 지 찾아볼까, 사회과학대 로비에서 짜장면 시켜 굶주린 배 채워나볼까, 점심즈음 늘 복지관에서 은은하게 피아노치던 그 남자의 청중이 되어볼까, 예술관 미로계단을 올라가볼까... 

머리에선 점차 희미해져가는 그 자리들이 그 곳에 그대로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데, 또 막상 그럴 수가 없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 서서 커져버린, 한편으론 작아져버린 학교를 우두커니 바라볼 수 밖에. 1년이란 시간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내가 보내고 있는 365일은 이미 너무 다른 걸 담아내고 있었다.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난생 처음 느껴보는 다른 것을.


낯설게 다가오는 것은 학교와 잠시 거리를 두고 있다는 이유와 학교가 아닌 다른 공간에 내가 너무 깊이(정신이 오직 한가지에 홀려있었을만큼) 담겨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생각지도 못하게 차갑디 차간 물에 손을 댄 듯.


두 달 후면, 게으름을 허용해준 휴학생활을 접고 복학을 한다. 다시 학교 가기, 학교 가는 버스 타기.
다른 공간에 흠뻑 적신 물기가 순식간에 말라버리지 않기를 바라며 -

돌아오는 3월을 잘 준비해야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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